2014년 6월 12일 목요일

싸구려 판타지 - 양판소 판별법

 최근 국내 장르소설(판타지,무협 이하 판타지)의 경우 작가의 정성이 거의 들어가지 않은, 읽는 시간이 아까운 소설이 많다.

 이러한 것을 양산형 판타지라고 부르는 데, 처음 읽는 사람은 양판소의 냄새를 맡기는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수습하나 보자.'
 '이미 빌려버렸다.'
 '읽고 시간이나 때우자.'
등 몇가지 이유로 포기하지 못하고 끝까지 읽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독자가 기대하는 몰입감과 환상적인 세계관, 카타르시스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시간만 허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본 글에서는 이러한 양판소(양산형 판타지 소설)을 한 눈에 알아보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최근 몇 개의 소설을 읽고는 분개하는 마음을 참지 못하고, 쓰는 것이라 단편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설명하는 것 일 수도 있다. 부족한 부분은 추후 양판소 판별법 2, 3등을 통해 추가하도록 하겠다.

 1. 프롤로그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는 고아였다.'
   '나는 천재였다.'
   '나는 왕자였다.'
   '천애고아.'
   10 글자가 되지 않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 양판소 고위험군 ( 90 % ) 
  주로 주인공의 상황을 직접 전달하는 경우가 많으며, 뒤에 이어서 문장을 써도 되지만 줄바꿈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대여점 시스템 위주로 돌아가는 양판소 작가의 삶을 위해 한달 1권을 만족시키기 위한 방편이다. 분량을 늘리기위해 그는 엔터를 쳐야만 했다.

 양판소의 프롤로그는 독자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거나, 소설의 시작이 되는 사건을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전달시키기 위한 방편인 경우가 거의 없다. 단지 배경 묘사와 상황설명으로 이끌어가야한 초반 이야기를 생략하고, 주인공이 킹왕짱 짱짱쎔이 되는 상황을 바로 전달하기위해
주로 사용한다. 이 프롤로그의 내용이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본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 다른소설에서도 항상 사용한 패턴이라면 바로 책을 덮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가 국어시간에 배운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중 발단 부분을 1-3페이지 정도로 압축한 것인데, 그 이유가 그냥 귀찮기 때문이다. ( 필자의 경우 써보니 발단부분을 쓸 때가 가장 재미가 없고, 어렵고 귀찮았다. )

 2. 너무나 상투적인 캐릭터, 상황
  여기서 하나 알고 넘어가자. 비단 소설 뿐만 아니라 영화, 시나리오 등 이야기가 있는 컨텐츠에서 자주 관용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나 사건을 클리셰라고 한다. 
 '예언을 알게되어 숙명과 싸운다'
 '신발끈이 끊어져, 안좋은 일이 생길가 두려워한다.'
 '벼랑에서 떨어져 기연을 얻는다'
 '죽음으로부터 타차원이동'
 '과거로 돌아가 인생성공'
 '병신은 실은 엄청난 능력이 있다. (구음절맥은 머리가 좋다)'
 '새초롬하게 굴던 소년이 실은 남장여자였다.'
등등 자주 사용되는 것을 클리셰라고 한다. 이러한 클리셰는 잘 쓰면, 이야기의 전개를 쉽게 해주고, 독자가 받아들이기 더 쉽게 해주지만 양판소의 경우 미친듯한 수준으로 클리셰를 뿌려댄다. 그 중 프롤로그에서 자주사용되는 형태 3가지를 소개한다.

 극도로 궁핍 -> 절대적 구원자 패턴 ( 양판소 중위험군 50% )
  상당히 자주 사용되는 패턴인데 주인공은 거지거나, 전쟁고아등 매우 힘든 상황에서 구원자인 절대적 (금력, 무력, 매력)등의 소지자에게 구원받는다. 양판소가 아닌 소설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형태의 관계지만, 프롤로그에서 소개되는 경우 매우 위험하다. 정성이 들어간 소설은 프롤로그에서 이야기의 밑밥을 깔지, 클리셰를 깔지는 않는다. 양판소의 경우 이 절대자의 절대적인 위치가 소설이 끝날 때까지 변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원받은 주인공도 그 영향을 받아 '졸라 짱짱쎔'

 극도로 행복 -> 그러나 패턴 ( 양판소 저위험군 20% )
  주인공은 왕자나, 귀족이거나 기타 행복한 상황에서 극단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으로 돌입힌다. 양판소 작가는 주인공에게 힘든 상황자체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에, 양판소의 경우 이러한 패턴은 많이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재미있는 소설의 경우가 많지만, 양판소일 경우, 주로 복수극 형태로 전개되며 주인공이 원수의 부하들이나 관련자들부터 천천히 복수해가는 형태를 띄며, 원수의 부하나 원수 본인 등은 무뇌아적 행동을 하거나 주인공과 터무니 없이 상대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9권 완결이라면 2권 부터 9권까지 썰기만 한다. 당신이 2권을 들었는데 대적자의 세력이 무참히 썰린다면 접어라! 그것은 갈등이 없는 쓰레기 양판소다.

 행복해야하는 상황 -> 하지만 불행 ( 양판소 중고위험군 60% )
  주로 판타지에 많이 나오는 상황으로 주인공의 능력외 사회상황이 최고이나, 몸에 장애가 있거나 질병, 해가 되는 이능력 등을 가져 불행한 상황, 전설이나 야사등의 거의 모든 일반인이 무시하는, 신뢰감 없는 이야기가 현실로 밝혀지면서 행복한 상황에 가까워진다. 단 양판소인 경우 초반의 불행으로부터 벗어나는 상황에서 카타르시스를 조금 얻지만, 이후의 이야기 전개가 갈등이 없고, 나는 짱짱센데 더짱짱쎄질거야 하는 방식의 무의미한 내용전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작가의 돈벌이를 위해 분량을 늘리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왜인지 ㅈㄷㅈ의 ㅁㅎ이 생각난다.

 3. 대사 혹은 지문의 부자연스러움
  대사 혹은 지문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단어나 어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커녕, 너 따위, 천한' -> 악역의 대사 또는 악역에 대한 묘사 ( 양판소 고위험군 90% )
   악역이 악하다 라는 것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기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악역에 대한 묘사등으로 그 캐릭터가 왜 그러한 말을 하는 지에 대한 이유를 마련을 못하고 그냥 악역이니까 상스럽게 말한다. 캐릭터에 대한 표현 자체를 못하는 작가이므로 바로 접을 것을 추천한다. 소설로 벌어먹고 사는 사람이 캐릭터 설정이 귀찮아서 그렇게 썼는데, 그 소설이 과연 재미있을까?

  '랄까?, 했던 것이었다.' -> 작가의 서술 ( 양판소 고위험군 80% )
  작가가 이야기의 설명중에 독자에게 직접 ~~랄까? 라고 쓰는 경우 매우 위험하다. 독자의 몰입감을 크게 깨는 경우이고, 설명을 잘 하지 못하는 작가가 사용한다. '했던 것이었다'는 분량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했다' 혹은 '했었다'로 끝날 것을 2~3배의 길이로 채우기 위해 사용한다. 더불어 것이었다로 줄바꿔서 엔터까지치면 3줄을 커버한다! 
 당장 꺼지라고 하고 책을 덮는다.

  '그저그런, 좋은, 최고의' -> 물건에 대한 설명 ( 양판소 고위험군 80% )
 작가의 말이 들리는 것 같다. '그 물건이 뭘로 만들어졌는지 내가 알바아니고 그냥 좋은거니가 좋은 거라고 알아먹으라고. 그저그런거니까 그저그런거야!.' 잘 쓰인 소설의 경우 이러한 물건은 누가 만들었고, 특징이 무엇이며, 어떤점이 좋아서 좋다고 말하고, 실제로 소설상의 그런 장점의 도움을 받는다. 물론 '만년한철!!!, 대마법사 AA의 탈리스만!!!, 현철!!!, 미스릴?!맙소사 그건 어디서 낫소' 이런 경우에는 물건의 물성에 대한 설명이 있어도 거의 정성이 안들어 갔다는 건 자명하다.

 '북방의 제국, 남방의 왕국, 화염마탑' -> 위치에 대한 설명 ( 양판소 중위험군 60% )
 그 제국은 역사도 없고, 복식도 없고, 예절도 없다. 제국과 왕국의 차이가 뭔지는 알필요 없고 그냥 제국은 짱짱쎄고, 왕국은 좀 덜쎄다. 대륙은 하나라고 알려진 경우가 많다. 왜냐면 설명하기 귀찮으니까. 다수의 양판소들이 이러한 형태로 말도 같은 걸 쓰고, 생활양식도 차이 없고, 환경도 비슷하지만 그냥 이름만 다른 지역설명을 쓴다. 정성이 안들어간 것은 자명하다. 화염마탑도 비슷하다. 불마법쓰는 마법사집단이구나. 음 마탑이니까 짱짱쎄. 주로 쓰는 마법이 뭔지 알 필요도 없고, 역사는 역시 필요없다. 단순히 짱짱쎈 단체를 4원소 갯수 만큼 써서 '불마탑, 물마탑, 대지마탑, 바람마탑' 이런식으로 4개 만들어놓으면 생각할 필요도 없이 단체수가 X4 배가 되고, 인물도 4대 마탑주로 X4배가 되기 때문에 사용한다.
 주의할 것은 화염마탑이 있냐 없냐가 아니고, 독자가 재미있게 읽게 되는 디테일한 설명이 있느냐 아니면 그냥 작가가 분량을 늘려 2권쓸것을 3권쓰기위해 여러개로 만들었냐의 차이이다.
 4. 없는게 나은 제목
 '카린 죽다, 마공을 얻다, 수련' - 소설 속 소제목 중 ( 양판소 저위험군 30% )
 소제목에서 그 편의 내용이 무엇인지 스포일러 해버리거나, 제목이 해당 편의 내용과 전혀 상관이 없는 경우다. 차라리 1,2,3으로 번호를 먹이는 것이 낫다. 단, 제목만 못지어서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기에 저위험군으로 해둔다.
 피하는 방법으로는 처음 책을 펼치고 목차를 봤을 때, 이번 권의 내용을 모두 추측가능하다? 그럼 책을 덮는게 좋다. 실제로 당신의 생각대로 돌아갈 테니까

 여기까지 양판소 판별법이었다. 약간 두서없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 판별법으로 걸러내면 95퍼센트 이상 양판소가 나오는 장르소설판에서 좋은 소설을 찾기가 더 쉽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후에 읽어본 양판소에 대한 리뷰와 분류를 할 생각이다. 본 글이 도움이 됐다면 댓글로 '무뇌마왕 - 4번, 2번항목' 이런 식으로 댓글을 달아주면 고맙겠다.

 다음 번엔, 지금까지 읽어본 소설 리뷰 및 분류 포스팅을 통해 추가 정보를 제공하겠다.

댓글 5개:

  1. 저질스런 작가, 저질스런 독자..
    누가 문제인것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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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출판사가 문제죠.
    그 쓰레기를 그냥 표지 하나 바르고 출력만 하면 책이라고 부르고, 맞춤법 조차도 안맞는 채로 출판하는 출판사의 편집이란 뭔가 궁금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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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http://fanfic.kr/
    팬픽커에 소설이 많은데 한번 들러보시는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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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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